RE100이란 무엇인가?
뉴스에서 종종 등장하는 'RE100'이란 무엇일까요? 단순한 환경 캠페인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 또는 '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을 의미합니다.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클라이밋그룹(The Climate Group)이 주도하여 시작됐습니다.
• 2014년 영국의 NGO가 주도해 시작된 글로벌 민간 캠페인
•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만을 인정
• 원자력, 수소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인정되지 않음
• 국가 주도의 규제가 아닌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 형태
•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
RE100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자사 제품의 생산 과정뿐만 아니라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에게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는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RE100 참여기업 현황
2025년 5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407개 기업이 RE100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IT 공룡부터 BMW, 볼보 같은 자동차 제조사까지 다양한 산업군의 글로벌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IT 산업: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 자동차 산업: BMW, 볼보, 메르세데스-벤츠
• 소비재: 이케아, H&M, 코카콜라
• 금융: JP모건, HSBC, 골드만삭스
• 유통: 월마트, 아마존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신들의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력사들에게도 RE100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BMW나 볼보와 같은 자동차 기업들은 부품 공급사들에게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부품만 납품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의 RE100 동참 현황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RE100 캠페인에 속속 가입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기준 국내 기업 중에는 31개 기업이 RE100에 가입했습니다.
• 삼성전자 -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
• SK하이닉스 - 2050년 RE100 달성 계획
• 현대자동차 - 글로벌 생산 시설 재생에너지 전환 진행 중
• LG에너지솔루션 - 2030년까지 100% 달성 목표(가장 공격적)
• 카카오 - 최근 가입, 데이터센터 중심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
•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들도 적극 동참
국내 기업들은 왜 RE100에 가입할까요? 단순히 환경 보호 차원만은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더욱 민감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고객사인 애플이 협력업체에 RE100 참여를 요구하면서 가입을 결정했고, 현대자동차는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동참했습니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의 RE100 가입은 비즈니스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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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관련주 분석
RE100 캠페인이 확산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RE100과 연관된 주요 관련주 섹터를 살펴보겠습니다.
태양광 관련주
태양광은 재생에너지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 한화솔루션: 국내 최대 태양광 셀·모듈 생산 기업
• OCI: 폴리실리콘 생산, 태양광 발전소 운영
• 신성이엔지: 태양광 셀 및 모듈 생산
• 한솔테크닉스: 태양광 모듈 제조
풍력 관련주
해상 및 육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가 확대되면서 관련 산업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 두산중공업: 풍력 터빈 제조 및 해상풍력 사업 확대
- CS윈드: 풍력 타워 글로벌 1위 기업
- 유니슨: 풍력발전기 설계 및 제조
이차전지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관련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 기술도 RE100과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배터리 제조 선두업체
• 삼성SDI: 배터리 및 ESS 시스템 공급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확대 중
• 포스코케미칼: 배터리 소재 기업
RE100 인프라 관련주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전력망, 변환기 등 인프라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 효성중공업: 전력 변환 장비 및 송전 시스템
- LS ELECTRIC: 전력 설비 및 에너지 솔루션
- 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차단기 등 전력기기 생산
RE100이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RE100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수출 경쟁력 관점
•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전체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
• 애플, 구글 등은 협력사 선정 시 RE100 참여 여부를 주요 기준으로 활용
• BMW, 벤츠 등은 부품 납품 기업에 재생에너지 사용 이행 계획서를 요구
• 납품업체가 RE100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계약 무산 사례 발생
•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RE100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대기업들은 선언을 통해 이미지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실질적인 이행을 위한 비용과 제약 조건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ESG 경영과 브랜드 가치
RE100 참여는 기업의 ESG 경영 실천을 대외적으로 증명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기여합니다.
오늘날 글로벌 소비자들은 '환경 가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런 가치를 지키는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와 같은 브랜드가 환경 친화 기업으로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며 성공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한국형 대응 전략: CF100
RE100이 원전과 수소를 제외하고 태양광·풍력 등 특정 재생에너지만 인정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CF100(Carbon Free 100)이라는 개념입니다.
• 원전과 수소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므로 포함하자는 주장
• 국내 에너지 공급 구조 상 태양광·풍력만으로는 RE100 달성에 한계
• 재생에너지 확대 외에도 원전,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다양한 탄소중립 수단 활용
• 미국과 일본은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나, 유럽은 여전히 RE100 원칙 고수
CF100은 한국의 에너지 현실을 반영한 대안으로, 글로벌 RE100과 병행하여 추진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완전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한전과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한국전력은 RE100 이행을 돕기 위해 '녹색 프리미엄제'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통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녹색 프리미엄을 추가로 지불하거나 REC를 구매함으로써 RE100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으나, 이는 기업에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RE100 관련 주요 이슈와 정책 동향
RE100을 둘러싼 정책적 논쟁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죠.
재생에너지 확대파 vs 원전 확대파
에너지 정책에 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진영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파는 글로벌 RE100 기준에 맞춰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송전망을 확충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과 지역주민 수익 공유 모델('햇빛연금', '바람연금')을 통해 재생에너지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RE100은 좋은 구호이나 현실적으로 즉시 달성 어려움
• 원전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발전단가가 저렴(50~60원/kWh)
•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는 상대적으로 높음(약 300원/kWh)
• 전 세계 30개국 이상이 원전을 탄소 감축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
• 대형 원전 추가 건설과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로 안정적 전력 공급
전문가들은 "어떤 발전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적절한 에너지 믹스가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적절히 조합하여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경제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죠.
한국전력의 역할과 전기요금 이슈
RE100 확대에 있어 한국전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송전망 구축, REC 운영 등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이는 한전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주요 쟁점 중 하나입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요금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정책적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RE100에 원자력 발전은 왜 포함되지 않나요?
중소기업도 RE100에 참여해야 하나요?
RE100 달성이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되나요?
RE100과 탄소중립은 어떤 관계인가요?
한국 기업들은 RE100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나요?
RE100,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RE100은 단순한 환경 구호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중요한 생존 요건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더욱 큰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이 병행된다면, RE100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단지 제품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제품이 어떤 에너지로 만들어졌는가까지 보는 시대, RE100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